번역생각(반면교사 혹은 타산지석)/(펌/ 편집) 영화번역 19

어이 상실 자막에 관객 대략 난감? ㅡ<마리 앙투아네트>의 과도한 유행어 사용 번역

의 과도한 유행어 사용 번역으로 불거진 자막번역의 문제점들 “대략 난감”, “겁나 피곤해요”, “가슴은 므흣하던가”, “완소 훈남”, “코디가 안티인가 봐”, “탄력받으셨어”, “어이가 상실되네”. 이상은 중·고등학생의 대화가 아니다. 인터넷 게시판을 장식한 말 역시 아니다. 에 등장한 자막들이다. ‘엽기, 고음불가, 빤따스틱’ 등의 단어들이 튀어나오는가 하면, 숙모들이 마리 앙투아네트를 보며 비웃듯 내뱉은 ‘She looks like a child’가 ‘언제 키워 잡아먹냐’로, 마리 앙투아네트가 아이를 가질 리 없다는 뜻에서 사용한 ‘This is not dangerous’가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요’로 둔갑한다. ‘This is ridiculous’를 ‘대략 난감이네요’로, ‘I’m exhauste..

이미도가 말하는 외화번역의 세계

세계일보 2004/12/01 이미도씨는 외화번역가를 ‘할리우드산 활어 요리사’라고 말한다. 외국에서 막 개봉된 영화를 재빠르게 가져다가 우리말로 바꿔서 관객 앞에 내놓는 일은 바다에서 낚아 올린 싱싱한 활어를 숨이 끊어지기 전에 회쳐서 식탁에 올려놓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는 외화 번역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관객을 위해 영화를 읽어준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과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않고 일하며, 무엇보다 일반인들보다 두세 달 앞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든다. 그러나 실제 그 직업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다. 먼저 ‘활어’(외화의 언어)를 살펴보면 영화에는 분야별, 계층별, 인종별, 지역별, 장르별로 제각각인 어휘와 표현이 등장한다. 법조계 스포츠계 군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용어와 은어..

외화자막 번역의 세계 ‘압축의 미학’이자 ‘또다른 창작’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ㅣ경향신문 댓글 0 ㅣ 0 ㅣ 0 ㆍ가로자막 보편화되면서 줄당 2~3자 여유 ㆍ유행어로 의역은 분위기에 맞아야 효과 인터넷 공간을 떠도는 수많은 외국 영화와 드라마 등 불법 동영상에는 반드시 따라붙는 저용량 파일이 있다. 바로 한국의 누리꾼들이 만든 자막 파일이다. 이들은 영상 마지막쯤 자신의 아이디를 넣는 것에 만족할 뿐, 어떠한 금전적 이익도 취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이 만든 자막은 때로 전문가 뺨치는 실력을 보여준다. ◇압축의 기술=지난달 말 아마추어 번역가를 대상으로 한 ‘굿! 미디어 번역가 발굴 프로젝트’ 대회가 열렸다. 대기업이 번역가 선발 대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 263명이 응모해 최종 5명의 수상자가 나왔고, 1등에게..

스크린 오른쪽의‘고마운 창작’…외화번역가의 세계

영화관의 불이 켜지고, 관객들도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마지막 자막이 뜬다. ‘번역 이미도’일 가능성이 높다. 영화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번역 조상구’나 ‘번역 강민하’라는 자막도 기억할지 모르겠다. 스크린 오른쪽의 세로 자막 두 줄을 만드는 외화번역가. 외국영화에 맛깔스런 우리말을 덧입히는 사람들이다. 외화번역은 영화 속 대사를 그대로 우리말로 옮기는 일이 절대 아니다. ‘압축’과 ‘변형’이 필수다. 내용을 확실히 전달하면서도 관객의 몰입을 방해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자막은 최대한 간략해야 한다. 관객이 1초간 받아들일 수 있는 글자는 평균 4자. 보통 세로 두 줄, 띄어쓰기와 부호를 포함해 한 줄에 8자가 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볼 수 있다’가 띄어쓰기를 무시한 채 ‘볼수있다’로..

직업 그리고 자격증 (34) - 관객과 영화를 이어주는 문화전달자 ‘영화번역가’

뉴스일자: 2008-06-28 “도토리 줬으니까, 너랑 나랑 이제 1촌이다!” (영화 ‘투사부일체’) “계백이가 한 말 중에는 총 네 번의 거시기와 한번의 머시기가 쓰였는데…”(영화 ‘황산벌’)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영화 속 대사들. 하지만 한국문화와 언어에 대해 모르는 외국인들은 이런 대사를 이해할 수 있을까? 영화는 문화를 반영한다. 따라서, 영화 번역은 대본을 그대로 직역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영상의 이미지를 살리는 동시에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어야 진정한 영화 번역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영화번역가이다. 영화 번역가는 외국에서 외국어로 만들어진 영화를 우리나라에서 개봉·방송할 때 시청자와 관객이 이해할 수 있..

외국영화 '번역도 창작'

MBC | 성장경 기자 | 입력 2010.08.06 22:15 | 수정 2010.08.06 22:36 | 누가 봤을까? 20대 여성, 제주 [뉴스데스크] ◀ANC▶ 외국 영화를 보다 보면 어떻게 외국어를 저렇게 우리 입맛에 맞게, 그것도 시간을 딱 맞춰 번역했을까, 싶은데요. 그래서 번역은 창작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성장경 기자가 이 번역 작가들을 만나봤습니다. ◀VCR▶ 이 영화에는 바다 속 거미게가 집단으로 몰려드는 신비한 장면이 나옵니다. 해양 생물에 대한 전문 지식 없이 적당히 번역했다간 자칫 망신 당할 수 있어 작가는 꽤 깊이 들어가는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INT▶ 이진영/ 영화 번역작가 "찾아 보니까 뉴질랜드와 호주쪽에 해양 생물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더라고요. 아직도 미스터리다 그런데 ..

4단계로 번역 걸러… 자격증제 만들 것

[연중기획] 2단계 BK21 사업단을 찾아서 (5) 부산대 영상산업번역 전문인력양성단 2006년 07월 31일 (월) 15:49:12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는데, 영상번역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세련되고 완벽한 번역을 부산대 학생들이 보여줬으면 한다.” 영산번역단의 이번 사업은 ‘통·번역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영문과 학생들의 요구에 부응한 것이기도 하지만, 부산영화제를 ‘서울사람들’ 손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부산대 교수들의 오랜 고민에서 비롯됐다. 이번 사업이 무엇보다 전통적인 영어영문학과에서 탈피해 영상시대 흐름에 맞는 인재를 키워내는 데 초점이 두어진 만큼, 가장 중요한 건 커리큘럼을 개편하는 일이다. 영상번역학이라는 학문장르에 맞게 대폭..

[나의 친구 그의 영화] 욕, 다양하게 번역해주세요

글 : 김중혁 (작가) | 2009.05.14 오만 가지 욕을 해대는 의 주인공들을 보면서 왜 슬프지? 소설가이면서 등의 작품을 번역한 번역가이기도 한 김연수 선생으로부터 영어와 관련된 칭찬을 듣고 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그렇다, 내가 바로 김연수 선생에게 라는 말은 ‘여자 없으면 울 일 없다 해’가 아니라 ‘그만, 그대여, 울지 말아요’라는 뜻이 아니겠냐며, 슬쩍 영감을 준, 아무런 생각없이 늘 해맑게 웃으며 살고 있는, 그 사람이다. 나는 늘 번역하는 사람들을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두개의 다른 언어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자신의 색을 지워가면서 원작자의 의도를 최대한 유지시키려는 노력은 어지간히 성실한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나같이 게으른 사람은 서너번 환생해도 꿈꾸기 어려운 ..

(再펌) [특수영상물 검열위] 영화속 씨바거림을 허하라.

고딩을 졸업 할 때 아부지는 재떨이와 책을 선물해 주셨다. 그 몇 권의 책 중에 또올 김용옥의 라는 책이 있었고 무심코 넘긴 첫 장에서 히까닥 뒤집히는 경험을 했더랬다. "...하늘은 자지요 땅은 보지니 자지는 좆물을 뿌리고 보지 대지는 잉태를 하고 소산물을 낸다..." 평소 내성적이고 소심해서 욕이라고는 졸라 밖에 몰랐던 본 우원, 타부시 되는 단어들이 적나라하게 까발려 있자 이 책의 저자는 분명 조또 무식한 넘이리라 생각했지만 이게 웬일인가. 대학 교수시란다. 친절하게도 시바넘의 어원이 '씹할 놈 (씹=빠굴)'이라고 설명까지 해 주셨고 교과서 바른생활, 국민윤리 따위에 세뇌된 나에게 활자화된 자쥐의 힘은 무지막지했다. 영화 에서 문성근이 이경영을 '존만아~' 라고 부르자 '쉬팔 존만이가 뭐야, 존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