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영화 1만여 편 中 일부 (스포 가득)/ㅇ

유아 낫 유 (You're Not You, 2014)

잔인한 詩 2022. 3. 2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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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에 걸린 케이트는
비서와 바람난 남편을 원망하기보다
되려 동정하고 자신의 상태를 탓한다

걸레 벡으로서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였지만
벡은 케이트의 자존감과 자존심을 위해
요양원 대신 남편을 내쫓게 하고
재활치료와 사회관계를 돕는다

자퇴 사실과 유부남 교수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숨긴 이유로
벡은 쫓겨나고
케이트는 사과를 거듭해온 남편을 받아들이고
엄마에게로 가지만
악화되어 결국 병원신세를 지게 되고
향후 법적 결정권자를 벡으로 지정
벡을 다시 불러들여
예전에 서로 약속한 대로
호흡기 없이 귀가조치하는데

얼마 후 케이트는 벡에게
방에 들어오지도
구급차를 부르지도 말란 부탁을 하고
벡은 그동안의 고마움을 표현한다

하지만 그 약속을 케이트의 괴로워하는 소릴 듣던
벡은 케이트의 마지막을 함께하고
케이트는 벡의 품 안에서 생을 마감한다

그러나 여느 영화처럼
장례식 씬 같은 것은 없다
엔딩크레딧과 함께
케이트가 선물한 뾰족구두를 신은 벡은
무대공포증을 이겨낸 훌륭한 가수가 되어
비록 쓰러져도 당신이 있기에 살아간단 내용의
노래를 부른다
***
케이트란 인물의 성격은 어떠한가
일반인의 자존감과 다른 형태의 고차원적인 것이다
자신의 병을 탓하고 남을 원망치 않는다
남들이 무시해도 화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자기의 존엄성을 깨뜨릴 동정받기를 거부한다
그래서 개망나니 벡을 고용했고
그래서 안락사를 선택했다

벡이란 인물의 성격은 어떠한가
뭐하나 온전히 이루지 못한 인생이다
타인의 시선에 매여 자신의 인생을 될 대로 되란 식으로
산 인물이다
벡은 케이트에게 함께 하는 동안
자신이 관계를 망치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한다
벡은 케이트를 통해
진정한 자존감이 무엇인지 배운다

케이트는 유언격으로 벡에게 말한다
"너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주는 사람을 만나라
너 또한 그 사람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라"

그래서 엔딩 크레딧의 마지막씬 벡의 공연 씬에선
벡의 부모도
벡이 사귄 유부남 교수가 아닌
룸메이자 절친 친구와
벡이 걸레임을 알면서도 끊임없이 곁을 지켜준
청각장애인 형을 둔 윌이 있었다
***
이성간의 관계로만 따지면

케이트는 에반에게 말한다
스칼렛 요한슨의 결혼 이야기처럼
에반이 첨부터 케이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걸 알았고
케이트가 되려 에반이 원하는 사람이 되려고 했단 것

요며칠 전 본 영화로 굳이 따지자면
케이트나 에반이나
사회에서 세상에선 완벽한 사람이지만
어쨌든 마릴린의 눈은 검다와 일맥상통한다

그렇지만... 이 영화에선 말한다
이성이든 동성이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주는 사람을 만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주라고...
***
편집이 상당히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고 계산적이다
감정과 서사의 정보만 줄 것만 주게 되면 바로 쇼트를 끊고 연결하는데
다음 쇼트와 유사한 이미지와 음향으로 하고 있다

케이트와 벡 역할의 두 배우가
열연을 펼친 영화다
허나 식상한 소재와 전개는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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