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영화 1만여 편 中 일부 (스포 가득)/ㄷ

드라이브 마이 카 (ドライブ・マイ・カー, Drive My Car, 2021)

잔인한 詩 2022. 2. 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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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천국은 아직 멀어> 감독였구나
어쩐지 느낌이 죽음에 대해서 다룬다 했더니..
작가주의 감독인가 보다
***
원작 : 무라카미 하루키 '드라이브 마이 카'
(소설 '여자 없는 남자들' 수록작)
***
여기 아빠뻘의 연극 연출가이자 남자 배우 유스케가 있다
여기 딸뻘의 운전 기사 미사키가 있다

유스케는 아내를 죽였고
미사키는 엄마를 죽였다

유스케는 퇴근해선 긴히 상의할 게 있단 아내의 말에
지레짐작 아내의 행실을 알기에
행복이 깨질까 저어하여 피하려고
일부러 늦게 들어갔더니
아내 오토는 
지주막하 출혈(뇌 표면의 동맥이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뇌졸중의 일종 / 심할 경우 병원에 도달하기 전에 사망)로 사경을 헤맸고
병원 이송했지만 죽고 만다

유스케와 오토에겐 4살 때 폐렴으로 죽은 딸이 있었고
TV 연출가였던 유스케는 때려치우고 
연극계로 투신
오토는 유스케와 섹스 때마다 떠오르는 이야기로
각본을 써서 TV 드라마 작가로 데뷔한다

오토는 드라마 출연 배우들과 섹스를 즐기면서도
남편에게 사랑한다는 남발하고
곰살맞게 군다

한 번은 유스케가 러시아 연극 심사를 가러 공항을 찾던 날
한파로 하루 늦게 오란 연락을 받고
낮에 집을 찾았더니
아내 오토는 외간 남자와 신음을 내며
정사를 벌이고 있다
조용히 현관문을 닫고
아무 말 없이 되돌아 나온다

장난 똥 때리나?!
정상적으로 하자면 머리끄댕이라도 잡아채 줘 패고
두 년놈을 작살내야 정상인데 말이다

그만큼 유스케는 그런 삶에 익숙했던 것이고
아내의 난잡함도 받아들이고 있을 만큼
사랑한다고 착각했던 것이다
***
ㅡ처용가 (處容歌)ㅡ
동경 발기 다라라
밤 드리 노니다가
드러싸 자라이 보고
가로이 너희러라.
두블른 너희아이였고
두블른 누기아이엔고
본다이 너희야이다마라난
아싸날 엇디야이라꼬
본다이 너희야이다마라난
아싸날 엇디야이라꼬

경주 밝은 달빛 아래
밤새도록 놀다가
들어와 잠자리 보니
다리가 넷이라네
두개는 아내 것인데
두개는 누구 것인가
본디 내 아내이지만
빼앗긴 걸 어찌하리오.
본디 내 아내이지만
빼앗긴 걸 어찌하리오.
***
오토가 죽은 지 2년 후
유스케는 히로시마 국제 연극제 오디션 심사 및 연출직에 오른다
주최 측은 상주 예술가 규정에 따라 운전사 고용을 종용하는데
젊은 여성 운전사 미사키가 배정된다
유스케는 차가 오래되고 길들여져 있다면서
극구 사양을 하는데..

실제로 그런가 영상을 확대해보니
900 turbo 이고
Saab에서 나온 차량으로서 
1970대~93년 정도까지 생산되었고
고전 차로서 매니아들에겐 호평받는 귀한 차인 건 맞다
한국에선 3 대뿐이라나 뭐라나 암튼 그렇다

유스케가 연극제에 올릴 작품이자
아내 목소리로 녹음된 상대역 배우 역할
카세트 테입의 대상인 연극은
체호프의 ‘바냐 야저씨’’이다

죽은 아내 오토의 내연남으로 추정되는
작년 미성년자 성관계로 퇴출된
섹스 추종자 배우 다카츠키도 오디션을 보러 온다

유스케는 다카츠키를 주인공 바냐로 낙점하는데
개버릇 남 못준다고
다카츠키는 중국여배우와 말도 안 통하면서
또 섹스를 즐긴다

연극 연습이 일찍 마친 날
유스케는 미사키에게 좋아하는 장소를 소개해달라 한다
간 곳은 쓰레기 하치장였다
마사키는 홋카이도에서 살다가
산사태로 엄마를 잃고선 
무작정 차를 끌고 가다가
차가 퍼진 곳이 히로시마였고
술장사 하는 엄마로부터
15세부터 출퇴근시켜주느라 배운 짓이
운전였고 
할 줄 아는 것도 운전밖에 없는지라
쓰레기차 운전을 시작했고

현재 운전기사가 된 거고
운전을 잘 하는 이유는
술장사 하느라 왕복 2시간 거리의 
출퇴근 길에서 잠을 자려던 엄마의 등쌀때문였음을 밝힌다

대본 리딩이 끝나고
리허설로 들어설 즈음
다카츠키 차가 퍼져 
묵고 있던 호텔까지 태워주던 중
유스케는 그로부터 
오토가 지은 전생 칠성장어 소녀 얘기를
건네 듣는데
자신이 알고 있는 부분보다
뒷부분까지 다카츠키는 알고 있다
고로 섹스를 하는 동안 이야기를 만들고
끝나고 나면 기억을 못하고
남편인 유스케가 말해주면 
정리해서 각본을 쓰던 오토의 습성을 봤을 땐
다카츠키와도 오토는 정사를 벌였단 뜻였다

차 안에선 담배를 피지 말라던 유스케는
다카츠키를 내려주고선
미사키에게 담배를 건네고
둘은 선루프를 열고선
담배를 문다
(캬~ 운전하면서 피는 담배는 정말 맛있지 ^^
감독이 이 부분을 참 잘 묘사했다
유스케와 마사키는
동질감과 동료애를 느끼고
담뱃불을 같이 
금기시된 차 안에서 당긴 것이다)

총리허설이 한창이던 때
경찰서에서 형사가 들이닥치고
다카츠키를 임의동행한다
이유인즉슨 파파라치인 놈 안면부 강타 인한
상해치사 혐의로 입건된 것였다

연극제 책임자는
연극을 엎을 것인지
바냐를 유스케가 맡을 것인지 정하라며 
이틀간의 시간을 주는데
유스케는 마사키에게 
생각할 만한 곳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하고
마사키는 살던 집으로 유스케를 데려간다

마사키는 사실 산사태가 일어났을 때
자신이 반파된 집에서 빠져나왔고
엄마가 살아있음을 알았지만
구조요청도 하지 않았고
완파되는 것까지 지켜봤다고 한다
엄마가 죽기 전 4년 동안
마사키를 패고선 이중 인격적으로
'사치'란 어린애가 등장했는데
마사키의 유일한 친구였다 하고
마사키는 결국 엄마와 사치를 산사태 속에
매몰돼 죽인 것이었다

유스케에게 마사키는
불륜을 저지른 아내를 정녕 사랑한다면
그 모습까지도 사랑할 수 없었냐고 묻고
유스케는 살아만 온다면
자신의 감정을 묻고 숨기지 않고
아내의 배신에 화도 내고 싶고
강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도 하고 싶다고 말한다
둘은 포옹하며 
살아가자 한다

유스케가 바냐 역을 맡은 연극은
성황리에 마치고
마사키는 
마트에서 유창하게 한국어로 말하며 장을 보고
연극 종사자 한국인 부부의 강쥐를 
유스케 애마에 태우고선
한국의 도로 위를 달리며 미소를 짓는다

마사키가 그 부부에게 정을 느끼고
한국으로 이주했는지
유스케도 같이 왔는지
알 수는 없다
***
영화의 주제는 산 사람의 삶은 계속된다 이다
다만 살아가며 괴로워하며 아파하면서도 말이다
죽은 이들에 대한 죄책감을 품으면서도..
이전작인 <천국은 아직 멀어>와 궤를 같이한다

유스케와 미사키의 첫시승에서
들은 테입에서 나오는 유스케가 받아치는 대사가 
내겐 남 일 같지 않다 ㅠㅠ

당신은 내 인생을 망쳤어
내겐 진정한 삶이 없었어
너 때문에 
인생의 제일 좋은 시절을
허송세월로 다 보냈어
넌 내 원수
철천지원수
...
난 재능도 있고
머리도 좋고 용기도 있어
순탄하게 살았으면
쇼펜하우어 도스토옙스키가
될 수 있었는데
***
요 14:27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리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고전 2 : 11
사람의 사정을 사람의 속에 있는 영 외에는 누가 알리요 
이와 같이 하나님의 사정도 하나님의 영 외에는 
아무도 알지 못하느니라
***
세상 살이 정답은 나와있는데
사람들은 어렵게 생각한다
삶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며
어떻게 되어지는지도 모른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이 영화에서도 끊임 없이
관계에 대해서
자신에 대해서
방황하고 답을 찾지 못하고 있음이 보인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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