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영화 1만여 편 中 일부 (스포 가득)/ㄹ

램스 (Hrutar, Rams, 2015)

잔인한 詩 2022. 5. 2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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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볼스타다르 산촌 마을
양 품평대회 1, 2등이 형제가 되었다
근소한 차이로 자기 양이 2등이 되어
대회장 양 우리에서 
형과 자신의 양 가르푸를 비교해보는데
동생 굼미는 형 키미 양이 스크래피란 전염병에 걸렸음을 알게 되고

즉각적으로 가르푸를 데려와
욕실에서 씻긴다
다음 날 동네 이장에게 가서
형네 양 전염 사실을 알리고
검역청에서 나와 전수조사 해보니 사실였다

굼미와 키디 마을뿐만 아니라
이웃 마을까지도
전부 살처분 및 축사 폐기 명령이 떨어지고
형제와 목장주들은 망연자실한다

양을 자식처럼 아끼던 굼미는 자발적으로
검역청 살처분을 마다하고 직접 도살하고 울며
축사도 해체하며 협조하지만
키디는 경찰에 강제 연행도 되고 
양들은 강제 살처분된다

키디는 굼미에게 화풀이로 창문에 총을 쏘기도 하지만
굼미는 피하기만 하지 복수 같은 걸 안 한다
키디는 분노와 좌절에 술에 쩔어 도랑에도 빠지고
농장 주변 눈밭에 뻗어있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굼미는 형을 살려준다

굼미에겐 비밀이 있었으니
자신의 종자 숫놈인 카르푸와 암컷들을
지하실에 몰래 숨겨두고 돌보고 있었고
화장실 쓰겠다던 검역청 소독요원에게 들키고 마는데
굼미는 키디에게 양을 숨기자고 하고
형네 집에 숨기지만 
조사 나온 검역청 직원에게 들켜선 
키디의 주장대로 고산지대로 
양 여덟을 이동시킨다
폭설과 바람에 스노우빌조차 고장 나자
사라진 양을 찾아 굼미는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폭설 속 산 정상을 헤매고
날이 밝자 키디는 동생이 뻗어있음을 본다
비록 숨은 붙어있지만
키디는 눈굴을 파서 알몸으로 동생 옷을 벗겨
흐느끼며 몸을 녹여주지만
동생의 입에는 김이 나오지 않는다
***
왜, 형제의 아버지가 형에게는 유산을 남겨주질 않았고
동생은 본가에서 쫓겨나 별채 같은 곳에서 살면서
모든 소유가 자신의 것임에도 아무런 주장도 안 했는지를
굼미의 성품에서 찾을 수 있다

굼미는 형과 싸우고 싶지도 않았고
단지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았기에
키디의 강쥐 소미를 전령사 삼아 쪽지로 대화하며
40년을 그렇게 보냈다

형이 양을 잃고 술 취해 죽을 수 있어도
알뜰살뜰 나름대로 살리고 지켜준다
마을 사람들에게서도 따 당하는
괴팍한 형이지만
굼미는 형과 다시 친해지고 싶다

두 사람이 양을 고산으로 피신시키려고 할 때
스노우빌을 탈 때
뒤에서 형을 꼬오옥 안는 굼미의 모습은
비록 할아버지라도 
형을 그리워하는 어린 동생의 모습이다

형은 그런 동생의 사랑을 뒤늦게 깨달았든지
아니면 원래 형도 동생을 그렇게 미워한 건 아녔던지
눈 굴에서 동생을 부둥켜안고 운다 

동생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양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영화에서 보여주질 않는다

결국 추측건대 동생은 죽었겠고
고산으로 피신시키자던 형 때문에 결국 죽었겠고
한평생 동생에게 미안했던 형은
양을 잃고 난 이후의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다기보다
표현을 못하고 산 동생에 대한 회환으로 서러웠지 않았을까?!
***
황량한 겨울 양 목장에서 벌어지는
황망한 상황 속에서 피어나는
따뜻하다 마는 형제애가
가슴에 내렸던 눈발이 얼듯이 아려오고 안타깝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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