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한국 영화 관객점유율이 외화를 앞질렀다는 소식이 하나의 중요한 기사가 될 정도로 국내 극장가에서 외화의 비중은 막강하다. 이는 한국 영화가 보여줄 수 없는 관객 만족도를 충족시켜준다는 면에서 의미도 있지만, 한국 영화의 영역을 넓혀주는 가교 역할도 한다.
그런데 외화가 수입함과 동시에 국내 관객들과 바로 만나기는 어렵다. 관객들 모두가 전 세계 외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 유럽, 일본 등 각국에서 수입되는 외화는 ‘번역 작가’들의 손을 거칠 수 밖 에 없다. 이들의 번역의 완성도는 곧 관객의 몰입도와 영화 흥행까지 연결된다.
8월 26일 개봉을 앞둔 일본 영화 <골든 슬럼버> 번역을 맡은 박현경 작가도 이를 알기에 좀 더 자연스럽게 원문 그대로의 느낌을 전달할 수 없는 상황을 아쉬워했다.
“일본어를 아시는 분들이 일본 영화를 보면 간혹 ‘이런 말이 아니지 않느냐’고 항의를 하곤 하시죠. 저도 사실 일본 영화를 보면서 그런 점을 느끼거든요. 그런데 어디까지나 그것은 영화를 관객 입장에서 볼 때이고, 제가 직접 번역을 해보니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안타까운 것이 제가 일본 영화를 볼 때, 원어에서 느꼈던 감정을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으면 좋은데, 그게 참 어렵더라고요”
박 작가가 말하는 어려움 중 1차적인 것은 글자 수의 제한이다. 영화 하단에 제시되는 자막의 글자 수는 각 10자 미만으로 2줄까지가 기본이다. 배우가 영화에서 실제 말하는 대사는 길고, 다양한 단어가 나오는데 이를 한정된 글자 수로 번역을 해야되는 것이다.
“시나리오 등 다른 번역은 그대로 옮기니까 원문에 충실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자막은 글자 수가 한정이 되어 있으니까 힘들죠. 글자 수에 따라 어떤 것은 취하고 어떤 것은 버려야 하니까요. 한마디로 기존의 대사를 없애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 부담이 컸죠. 또 일본어를 아시는 분들이 보시면 저 말은 왜 뺐을까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사실 이는 단순히 일본 영화를 번역하는 박 작가만의 고민은 아니다. 스크린에서 보여줄 수 있는 한정된 자막의 범위 내에서 관객들이 수긍할 수 있는 내용을 전달해야 하기에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영화 <골든 슬럼버>는 단어 하나, 노래 한 소절를 통해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끌고나가는 것이기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일반 번역의 경우에는 써 있는 그대로 번역하고 ‘주’를 다는 경우가 많은데, 자막에는 ‘주’를 달수가 없잖아요. 영화에서 나오는 말이 멋있더라도, 그 말이 풍기는 뉘앙스를 제대로 전달하는 우리말을 찾으려고 노력을 했죠. 다른 일본 영화도 참조를 많이 하죠”
또다른 어려움은 <골든슬럼버>가 멜로 영화처럼 연인들끼리만 속삭이는 것이 아니라, 일본 사회의 충격을 준 사건을 가상으로 다루다보니 방송 뉴스와 증언들이 오가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또 등장인물들이 소화해내는 대사량 역시 만만치 않다.
“뉴스도 그렇고 이 영화가 대사가 굉장히 많아요. 긴 말을 어느 정도 줄여야 하는데, 말이 다 중요하게 느껴져서 어떤 것을 빼야할 지 고민이었죠. 중요 단어가 빠지면 안되지만, 또 다 넣을 수는 없잖아요. 당시 한 열흘 정도 저에게 시간이 주어졌는데, 고치고하는 과정을 굉장히 자주 했어요. 그래도 언제나 아쉬움이 남죠”
언어가 그 나라와 문화를 대변하는 문화라고 볼 때, 하나의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는 번역도 하나의 문화를 전달하는 행위이다. 영화 자막 번역 작가도 단순하기 배우의 말을 직역 혹은 의역을 통해 글만 옮긴다면, 자칫 관객이 영화를 이해하는데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해당 문화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그 나라에서만 사용하는 언어를 한국어로 적절하게 옮길 수 있는 능력이 갖춰져야 함을 보여준다.
“번역할 때는 아무래도 우리나라 정서에 맞춰서 이해하기 쉬운 말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원문의 내용을 한국어로 옮겼을 때 평소에 어떻게 썼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고요. 그래도 영어의 경우에는 아예 의역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어는 문장 순서가 우리랑 비슷해서 직역에 가깝게 하더라도 그대로 통하는 경우가 많아서 조금은 다행이죠”
대학 때부터 일본어를 전공하고 5년 간 일본에서 살면서 전문학교에 다니는 등 공부했던 박 작가는 주로 시나리오 번역을 많이 했고, 요리나 인테리어 관련 서적들을 번역했다. 이는 단순히 글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그 분야를 공부해야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이후에는 한류피아 등 잡지 번역을 했으며 ‘타노인터네셔널’에 소속되어 번역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첫 영화 자막 번역 작업은 그에게 새로운 영역이었지만, 향후 지속적으로 접하고 싶은 영역으로 변했다.
“좋아하는 영화는 몇 번씩 보는 스타일인데 이것을 일로 보니까 힘들더라고요. 영화는 안보이고 자막만 보이니까요. 또 볼 때마다 자막에 계속 손을 대고 싶은 아쉬움도 남고요. 향후에 또다시 번역할 기회가 오면 앞서도 말했듯이 제가 일본어를 들으면서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관객들에게 옮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그런데 외화가 수입함과 동시에 국내 관객들과 바로 만나기는 어렵다. 관객들 모두가 전 세계 외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 유럽, 일본 등 각국에서 수입되는 외화는 ‘번역 작가’들의 손을 거칠 수 밖 에 없다. 이들의 번역의 완성도는 곧 관객의 몰입도와 영화 흥행까지 연결된다.
8월 26일 개봉을 앞둔 일본 영화 <골든 슬럼버> 번역을 맡은 박현경 작가도 이를 알기에 좀 더 자연스럽게 원문 그대로의 느낌을 전달할 수 없는 상황을 아쉬워했다.
“일본어를 아시는 분들이 일본 영화를 보면 간혹 ‘이런 말이 아니지 않느냐’고 항의를 하곤 하시죠. 저도 사실 일본 영화를 보면서 그런 점을 느끼거든요. 그런데 어디까지나 그것은 영화를 관객 입장에서 볼 때이고, 제가 직접 번역을 해보니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안타까운 것이 제가 일본 영화를 볼 때, 원어에서 느꼈던 감정을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으면 좋은데, 그게 참 어렵더라고요”
박 작가가 말하는 어려움 중 1차적인 것은 글자 수의 제한이다. 영화 하단에 제시되는 자막의 글자 수는 각 10자 미만으로 2줄까지가 기본이다. 배우가 영화에서 실제 말하는 대사는 길고, 다양한 단어가 나오는데 이를 한정된 글자 수로 번역을 해야되는 것이다.
“시나리오 등 다른 번역은 그대로 옮기니까 원문에 충실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자막은 글자 수가 한정이 되어 있으니까 힘들죠. 글자 수에 따라 어떤 것은 취하고 어떤 것은 버려야 하니까요. 한마디로 기존의 대사를 없애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 부담이 컸죠. 또 일본어를 아시는 분들이 보시면 저 말은 왜 뺐을까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사실 이는 단순히 일본 영화를 번역하는 박 작가만의 고민은 아니다. 스크린에서 보여줄 수 있는 한정된 자막의 범위 내에서 관객들이 수긍할 수 있는 내용을 전달해야 하기에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영화 <골든 슬럼버>는 단어 하나, 노래 한 소절를 통해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끌고나가는 것이기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일반 번역의 경우에는 써 있는 그대로 번역하고 ‘주’를 다는 경우가 많은데, 자막에는 ‘주’를 달수가 없잖아요. 영화에서 나오는 말이 멋있더라도, 그 말이 풍기는 뉘앙스를 제대로 전달하는 우리말을 찾으려고 노력을 했죠. 다른 일본 영화도 참조를 많이 하죠”
또다른 어려움은 <골든슬럼버>가 멜로 영화처럼 연인들끼리만 속삭이는 것이 아니라, 일본 사회의 충격을 준 사건을 가상으로 다루다보니 방송 뉴스와 증언들이 오가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또 등장인물들이 소화해내는 대사량 역시 만만치 않다.
“뉴스도 그렇고 이 영화가 대사가 굉장히 많아요. 긴 말을 어느 정도 줄여야 하는데, 말이 다 중요하게 느껴져서 어떤 것을 빼야할 지 고민이었죠. 중요 단어가 빠지면 안되지만, 또 다 넣을 수는 없잖아요. 당시 한 열흘 정도 저에게 시간이 주어졌는데, 고치고하는 과정을 굉장히 자주 했어요. 그래도 언제나 아쉬움이 남죠”
언어가 그 나라와 문화를 대변하는 문화라고 볼 때, 하나의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는 번역도 하나의 문화를 전달하는 행위이다. 영화 자막 번역 작가도 단순하기 배우의 말을 직역 혹은 의역을 통해 글만 옮긴다면, 자칫 관객이 영화를 이해하는데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해당 문화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그 나라에서만 사용하는 언어를 한국어로 적절하게 옮길 수 있는 능력이 갖춰져야 함을 보여준다.
“번역할 때는 아무래도 우리나라 정서에 맞춰서 이해하기 쉬운 말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원문의 내용을 한국어로 옮겼을 때 평소에 어떻게 썼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고요. 그래도 영어의 경우에는 아예 의역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어는 문장 순서가 우리랑 비슷해서 직역에 가깝게 하더라도 그대로 통하는 경우가 많아서 조금은 다행이죠”
대학 때부터 일본어를 전공하고 5년 간 일본에서 살면서 전문학교에 다니는 등 공부했던 박 작가는 주로 시나리오 번역을 많이 했고, 요리나 인테리어 관련 서적들을 번역했다. 이는 단순히 글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그 분야를 공부해야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이후에는 한류피아 등 잡지 번역을 했으며 ‘타노인터네셔널’에 소속되어 번역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첫 영화 자막 번역 작업은 그에게 새로운 영역이었지만, 향후 지속적으로 접하고 싶은 영역으로 변했다.
“좋아하는 영화는 몇 번씩 보는 스타일인데 이것을 일로 보니까 힘들더라고요. 영화는 안보이고 자막만 보이니까요. 또 볼 때마다 자막에 계속 손을 대고 싶은 아쉬움도 남고요. 향후에 또다시 번역할 기회가 오면 앞서도 말했듯이 제가 일본어를 들으면서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관객들에게 옮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출처 : http://news2.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ent&arcid=1283000171&cp=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