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 입력 2011.04.25 19:50 [한겨레] [우리말과 한의학] "수많은 인파에 치여서 꽃구경은커녕 진이 다 빠져버렸어." 꽃들이 만발한 4월, 봄의 상징인 만개한 벚꽃을 보기 위해 들뜬 마음으로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 갔던 경험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런 넋두리를 해봤을 것이다. 윤중로뿐인가. 꽃구경으로 유명한 장소라면 어디서든 마찬가지다. '진이 빠지다'의 사전적 의미는 "식물의 줄기나 나무껍질 등에서 분비되는 끈끈한 물질인 진(津)이 빠졌다"는 것을 말한다. 진이 빠져나가면 식물이나 나무는 말라서 죽게 된다. 다시 말해 '진이 빠진다'는 죽을 정도로 기력이나 힘이 없는 상태를 뜻한다. "일에 지쳤거나, 실망을 했거나, 싫증이 나서 더이상 일할 마음이 안 생길 정도로 의욕을 상실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