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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8 08:32 입력 / 2010.03.18 09:39 수정
외국 소설을 고를 때 아무래도 번역자부터 살피게 됩니다. 원서(原書)가 아무리 흥미진진하고, 상상력이 기발하다 해도 결국 우리가 읽는 건 한글 문장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름만으로 책을 고르게 되는 스타 번역가도 있죠. 외국 소설의 1차 독자이자 날렵한 문장을 빚어내는 문학 번역가가 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요. 아무나 될 수 있는 걸까요. 전업으로 나설 경우 전망은 괜찮을까요. 전문 번역가, 출판사 편집자 등에게 물었습니다. 직업으로서의 문학 번역가, 그 근수를 달아봤습니다.
글=신준봉 기자, 일러스트 강일구
외국어만 잘해선 어렵죠, 우리말 뛰어나야 좋은 번역 나온답니다
영어 200자 원고지 한장에 4000원 안팎 받아
‘번역은 반역’이라는 말이 있는가 하면, ‘번역은 제2의 창작’이라는 말도 한다. 얼핏 번역에 대해 상반되는 입장인 듯하지만 번역의 어려움을 토로한 명제라는 점에서는 같다. 번역의 고단함에 관한 한 문학 번역을 빼놓을 수 없다. 문학 번역 대 비문학 번역으로 나눠서 생각해 봐야 할 정도다.
문학평론가 김우창씨는 시 번역의 어려움을 논한 글에서 ‘축어적(逐語的) 충실성은 문학적 의미의 정확성을 확보해 주는 것이 아니라 의미의 붕괴를 초래할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로 다른 두 언어를 일대일 대응시키는 기계적 번역으로는 문학 작품의 향취와 결을 제대로 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정신적인 융합반응을 통해 재창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수준의 번역을 염두에 두면 문학작품 번역가의 문턱은 높을 수밖에 없다. 소설가 김연수씨는 2000년대 초반부터 어린이 그림책, 소설 등을 영어에서 한국어로 번역해 왔다. 김씨는 “어떤 사람들이 문학 번역가가 될 수 있느냐”고 묻자 대뜸 “도착언어, 그러니까 번역된 언어의 표현력이 풍부한 사람들”이라고 답했다. “번역 과정에서 언어가 일종의 화학적 변화를 거치게 돼 그렇다”는 것이다. 또 “문학작품은 사회과학 서적이나 철학서처럼 뜻이 명확하지 않다. 해석하기에 따라 다르게 읽히기도 하고 이해력 정도에 따라 달리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과는 또 다른 문학적 소양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문학 전문 출판사인 문학동네 조연주 편집팀장은 “문학 번역가는 외국어보다 한국어를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험적으로 좋은 번역자들은 한국 문학을 많이 읽은 분들”이라고 했다.
문학 번역가의 수입은 이름이 알려진 일부를 제외하고는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문학에 대한 애정과 신념이 요구된다. 김연수씨는 “난해한 대목이 많은 미국 작가 레이먼드 카버의 작품을 번역하다 보면 처음에는 뜻이 불분명하다가 나중에서야 명확하게 이해되는 순간이 있다”며 “그럴 때 마치 암호를 해독한 것 같은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김씨는 또 “번역이 소설 속에 감춰진 부분을 잡아내는 훈련이 돼 글 쓰는 입장에서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번역료는 대개 200자 원고지 한 장이 기준이 된다. 문학·비문학의 구분이 없다.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 『시크릿』을 번역해 일약 스타 번역가가 된 김우열씨는 직접 쓴 번역 입문서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에서 번역 단가가 2000∼5000원 사이라고 밝혔다. 언어별로도 차이가 나 영어는 원고지 한 장당 3500원, 일본어는 3000원 선이다.
이런 시세는 문학 번역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문학동네 염현숙 편집국장은 “영어 기준으로 원고지 한 장당 대개 4000원 안팎, 이름난 1급 번역가에게는 5000원을 지급한다”고 했다. 염 국장은 “번역 경험이 많지 않은 경우 샘플 번역본을 받아보고 맡길지를 결정한다”고 했다. ‘초짜’들에게는 대략 3000∼3500원 정도를 지급한다.
스타 번역가에게 일 몰리지만 신인에게도 기회
시급(時給)으로 따지면 번역료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역시 일감을 따내기 어려운 게 문제다. 문학 서적이 미세한 부분에서 구매가 결정되는 일종의 ‘감성 상품’이기 때문에 출판사들은 아무래도 믿을 만한 번역가를 찾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소수에게 일감이 몰린다. 반면 그런 번역가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신인 번역가에 대한 수요도 항상 존재한다.
문학동네 조연주 팀장은 “문학 번역자는 늘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효율적인 작품-번역자 조합을 찾기 위해 출판사 편집자들끼리 번역자에 대한 의견 교환이 활발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편집자 사이에서의 평판이 중요한 만큼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번역 능력을 보여줘야 문학 판에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일본 소설 100여 권 번역한 권남희씨
책 많이 읽고 일기 꼼꼼히 쓰세요
번역은 나이 들어도 할 수 있죠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권남희(44)씨. 번역 경력 20년째인 베테랑이다.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했지만 권씨는 번역가가 되겠다는 생각이 그다지 뚜렷하지 않았다. 졸업 후 일본 소설가의 작품을 무작정 번역하던 중 아는 소설가의 눈에 띄어 1991년 출판을 하게 된 게 계기였다.
권씨가 지금까지 번역한 일본 소설은 100여 권. 무라카미 하루키·무라카미 류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묵직한 이름부터 요시다 슈이치·온다 리쿠·아사다 지로 등 최근 각광받는 일본 작가들 작품이 권씨의 손을 거쳐 국내에 소개됐다. 권씨는 “앞으로 다시 태어난다 해도 번역을 다시 하고 싶을 만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번역 일의 보람이 있다면.
“책을 읽을 수 있지 않나. 어려서부터 아동문학가·소설가 같은 게 꿈이었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문학으로 밥 먹고 살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덜컥 들어 어학을 선택했다. 다른 독자보다 먼저 책을 볼 수 있고 작업한 결과물이 책으로 나온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중학교 3학년인 딸이 아직도 친구들과 서점 가면 ‘엄마가 번역한 책’이라며 자랑한다고 한다.”
-어려운 점은. 모르는 부분을 원작자에게 물어볼 때도 있나.
“원작자가 단어 하나하나 고민했을 텐데, 나도 고민한다. 숨표 하나까지 신경 쓰다 보면 마치 원작자와 호흡을 함께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사투리 같은 걸 요즘엔 인터넷에서 찾아 본다. 예전에는 일본 출판사에 국제전화나 팩스로 물어봤다. 원작자에게는 창피해서 물어보지 않게 되더라.”
-수입은 얼마나 되나.
“소설가가 가난한 것처럼 번역가도 가난하다고 보면 된다. 다만 소설가가 전성기가 있다면 번역가는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를까. 내 경우 원고지 한 장당 4000∼5000원 정도의 번역료를 받는다. 한 달에 1000쪽 정도 번역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실제로 그걸 지키는 편이다. 계산해보시라. 월 400만∼500만원 정도 버는 것 같다. 1년이면 12권쯤 번역한다. 초기엔 어려웠다. 1년에 한두 권 번역했던 것 같다.”
-일과는 어떻게 되나.
“오전 3시쯤 잠들어 9시쯤 일어난다. 새벽에 일이 잘 되는 편이다. 눈 뜨면 노트북을 켜고, 잘 때까지 끼고 있다. 집중적으로 꾸준히 일하는 편이 아니어서 하루에 6~7시간 정도 일하는 것 같다. 하지만 늘 시간에 쫓기는 편이다. 여유가 없다. 마트 갈 시간도 아까워 인터넷으로 음식 재료를 주문한다.”
-건강 유지는 어떻게 하나.
“불규칙한 식습관, 스트레스 때문에 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다. 오른 손등 팔목 부근의 혹도 장시간 컴퓨터 작업 때문에 생긴 것이다. 어깨도 아프다. 다른 번역가들도 어깨 통증을 호소한다. 일주일에 한두 차례 개를 데리고 동네 산책을 한다.”
-일본어를 얼마나 잘해야 하나.
“일본어보다 우리 말을 잘해야 좋은 번역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아는 후배 하나는 일본 문학에 빠져 2~3년 일본어 학원을 다니더니 몇 년 전부터 나처럼 일본 소설 번역을 하고 있다. 반드시 일본어 전공자가 아니어도 된다는 얘기다. 일본 문학 번역 지망생에게 한국 소설을 많이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내 경우 소설 한 권 번역을 마치면 반드시 한국 소설책 한 권을 읽는다. 일본어 번역 투에 물든 글쓰기를 바로잡기 위해서다. 책을 많이 읽고 매일 블로그나 일기장에 글을 쓰는 게 중요하다. 좋아하는 일본 소설을 번역한 후 기존 번역과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40, 50대도 일본 소설 번역에 뛰어들 수 있나.
“왜 안 되겠나. 좋아한다면야. 내 경우 운이 좋았다. 97년 무라카미 류의 『고흐가 왜 귀를 잘랐는지 아는가』가 히트하자 주목받기 시작했다.”
번역 관련 서적
번역은 반역인가
박상익 지음, 푸른역사
275쪽, 1만2000원
우리 번역 문화에 대한 체험적 보고서. 저자는 서양사 교수이자 인문학술 분야 번역가다. 수년간의 번역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번역 현장의 현실적 문제들과 한계, 해결 방안, 실무적 조언을 들려준다.
나도 번역 한 번 해볼까
김우열 지음, 위즈덤하우스
271쪽, 1만1800원
예비 번역가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74개 질문으로 정리하고 답을 달았다. 현장과 다소 다를 수 있지만 급한 궁금증은 해결할 수 있다. 저자는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 『시크릿』을 번역해 일약 스타 번역가로 떠오른 이다.
번역의 탄생
이희재 지음, 교양인
412쪽, 1만7800원
한국어가 바로 서는 살아있는 번역 강의서. 20여 년간 번역 일선에서 활동해온 저자가 원칙론을 제시한다. 한국어는 영어보다 주어에 추상명사보다 사람이 오는 경우가 많고, 추상성이나 보편성보다 구체성이나 특수성을 나타내는 특징이 있다는 주장도 편다.
글=신준봉 기자
외국어만 잘해선 어렵죠, 우리말 뛰어나야 좋은 번역 나온답니다
영어 200자 원고지 한장에 4000원 안팎 받아
‘번역은 반역’이라는 말이 있는가 하면, ‘번역은 제2의 창작’이라는 말도 한다. 얼핏 번역에 대해 상반되는 입장인 듯하지만 번역의 어려움을 토로한 명제라는 점에서는 같다. 번역의 고단함에 관한 한 문학 번역을 빼놓을 수 없다. 문학 번역 대 비문학 번역으로 나눠서 생각해 봐야 할 정도다.
일러스트 강일구 | |
이런 수준의 번역을 염두에 두면 문학작품 번역가의 문턱은 높을 수밖에 없다. 소설가 김연수씨는 2000년대 초반부터 어린이 그림책, 소설 등을 영어에서 한국어로 번역해 왔다. 김씨는 “어떤 사람들이 문학 번역가가 될 수 있느냐”고 묻자 대뜸 “도착언어, 그러니까 번역된 언어의 표현력이 풍부한 사람들”이라고 답했다. “번역 과정에서 언어가 일종의 화학적 변화를 거치게 돼 그렇다”는 것이다. 또 “문학작품은 사회과학 서적이나 철학서처럼 뜻이 명확하지 않다. 해석하기에 따라 다르게 읽히기도 하고 이해력 정도에 따라 달리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과는 또 다른 문학적 소양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문학 전문 출판사인 문학동네 조연주 편집팀장은 “문학 번역가는 외국어보다 한국어를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험적으로 좋은 번역자들은 한국 문학을 많이 읽은 분들”이라고 했다.
문학 번역가의 수입은 이름이 알려진 일부를 제외하고는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문학에 대한 애정과 신념이 요구된다. 김연수씨는 “난해한 대목이 많은 미국 작가 레이먼드 카버의 작품을 번역하다 보면 처음에는 뜻이 불분명하다가 나중에서야 명확하게 이해되는 순간이 있다”며 “그럴 때 마치 암호를 해독한 것 같은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김씨는 또 “번역이 소설 속에 감춰진 부분을 잡아내는 훈련이 돼 글 쓰는 입장에서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번역료는 대개 200자 원고지 한 장이 기준이 된다. 문학·비문학의 구분이 없다.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 『시크릿』을 번역해 일약 스타 번역가가 된 김우열씨는 직접 쓴 번역 입문서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에서 번역 단가가 2000∼5000원 사이라고 밝혔다. 언어별로도 차이가 나 영어는 원고지 한 장당 3500원, 일본어는 3000원 선이다.
이런 시세는 문학 번역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문학동네 염현숙 편집국장은 “영어 기준으로 원고지 한 장당 대개 4000원 안팎, 이름난 1급 번역가에게는 5000원을 지급한다”고 했다. 염 국장은 “번역 경험이 많지 않은 경우 샘플 번역본을 받아보고 맡길지를 결정한다”고 했다. ‘초짜’들에게는 대략 3000∼3500원 정도를 지급한다.
스타 번역가에게 일 몰리지만 신인에게도 기회
시급(時給)으로 따지면 번역료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역시 일감을 따내기 어려운 게 문제다. 문학 서적이 미세한 부분에서 구매가 결정되는 일종의 ‘감성 상품’이기 때문에 출판사들은 아무래도 믿을 만한 번역가를 찾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소수에게 일감이 몰린다. 반면 그런 번역가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신인 번역가에 대한 수요도 항상 존재한다.
문학동네 조연주 팀장은 “문학 번역자는 늘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효율적인 작품-번역자 조합을 찾기 위해 출판사 편집자들끼리 번역자에 대한 의견 교환이 활발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편집자 사이에서의 평판이 중요한 만큼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번역 능력을 보여줘야 문학 판에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일본 소설 100여 권 번역한 권남희씨
책 많이 읽고 일기 꼼꼼히 쓰세요
번역은 나이 들어도 할 수 있죠
권씨가 지금까지 번역한 일본 소설은 100여 권. 무라카미 하루키·무라카미 류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묵직한 이름부터 요시다 슈이치·온다 리쿠·아사다 지로 등 최근 각광받는 일본 작가들 작품이 권씨의 손을 거쳐 국내에 소개됐다. 권씨는 “앞으로 다시 태어난다 해도 번역을 다시 하고 싶을 만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번역 일의 보람이 있다면.
“책을 읽을 수 있지 않나. 어려서부터 아동문학가·소설가 같은 게 꿈이었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문학으로 밥 먹고 살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덜컥 들어 어학을 선택했다. 다른 독자보다 먼저 책을 볼 수 있고 작업한 결과물이 책으로 나온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중학교 3학년인 딸이 아직도 친구들과 서점 가면 ‘엄마가 번역한 책’이라며 자랑한다고 한다.”
-어려운 점은. 모르는 부분을 원작자에게 물어볼 때도 있나.
“원작자가 단어 하나하나 고민했을 텐데, 나도 고민한다. 숨표 하나까지 신경 쓰다 보면 마치 원작자와 호흡을 함께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사투리 같은 걸 요즘엔 인터넷에서 찾아 본다. 예전에는 일본 출판사에 국제전화나 팩스로 물어봤다. 원작자에게는 창피해서 물어보지 않게 되더라.”
-수입은 얼마나 되나.
“소설가가 가난한 것처럼 번역가도 가난하다고 보면 된다. 다만 소설가가 전성기가 있다면 번역가는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를까. 내 경우 원고지 한 장당 4000∼5000원 정도의 번역료를 받는다. 한 달에 1000쪽 정도 번역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실제로 그걸 지키는 편이다. 계산해보시라. 월 400만∼500만원 정도 버는 것 같다. 1년이면 12권쯤 번역한다. 초기엔 어려웠다. 1년에 한두 권 번역했던 것 같다.”
-일과는 어떻게 되나.
“오전 3시쯤 잠들어 9시쯤 일어난다. 새벽에 일이 잘 되는 편이다. 눈 뜨면 노트북을 켜고, 잘 때까지 끼고 있다. 집중적으로 꾸준히 일하는 편이 아니어서 하루에 6~7시간 정도 일하는 것 같다. 하지만 늘 시간에 쫓기는 편이다. 여유가 없다. 마트 갈 시간도 아까워 인터넷으로 음식 재료를 주문한다.”
-건강 유지는 어떻게 하나.
“불규칙한 식습관, 스트레스 때문에 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다. 오른 손등 팔목 부근의 혹도 장시간 컴퓨터 작업 때문에 생긴 것이다. 어깨도 아프다. 다른 번역가들도 어깨 통증을 호소한다. 일주일에 한두 차례 개를 데리고 동네 산책을 한다.”
-일본어를 얼마나 잘해야 하나.
“일본어보다 우리 말을 잘해야 좋은 번역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아는 후배 하나는 일본 문학에 빠져 2~3년 일본어 학원을 다니더니 몇 년 전부터 나처럼 일본 소설 번역을 하고 있다. 반드시 일본어 전공자가 아니어도 된다는 얘기다. 일본 문학 번역 지망생에게 한국 소설을 많이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내 경우 소설 한 권 번역을 마치면 반드시 한국 소설책 한 권을 읽는다. 일본어 번역 투에 물든 글쓰기를 바로잡기 위해서다. 책을 많이 읽고 매일 블로그나 일기장에 글을 쓰는 게 중요하다. 좋아하는 일본 소설을 번역한 후 기존 번역과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40, 50대도 일본 소설 번역에 뛰어들 수 있나.
“왜 안 되겠나. 좋아한다면야. 내 경우 운이 좋았다. 97년 무라카미 류의 『고흐가 왜 귀를 잘랐는지 아는가』가 히트하자 주목받기 시작했다.”
번역 관련 서적
번역은 반역인가
박상익 지음, 푸른역사
275쪽, 1만2000원
나도 번역 한 번 해볼까
김우열 지음, 위즈덤하우스
271쪽, 1만1800원
예비 번역가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74개 질문으로 정리하고 답을 달았다. 현장과 다소 다를 수 있지만 급한 궁금증은 해결할 수 있다. 저자는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 『시크릿』을 번역해 일약 스타 번역가로 떠오른 이다.
번역의 탄생
이희재 지음, 교양인
412쪽, 1만7800원
한국어가 바로 서는 살아있는 번역 강의서. 20여 년간 번역 일선에서 활동해온 저자가 원칙론을 제시한다. 한국어는 영어보다 주어에 추상명사보다 사람이 오는 경우가 많고, 추상성이나 보편성보다 구체성이나 특수성을 나타내는 특징이 있다는 주장도 편다.
출처 : http://rainbow.joins.com/newsclip/article.asp?total_id=4066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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