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온 다이어트 (瘦身男女, Love On a Diet, 2001)

미니가 묵는 여관 여주인장은 비만을 비관해서
목 매 자살하려는 처지가 안타깝기도 하고
방세도 밀리자
미니 중매에 나서지만
아무리 허접한 남자라도 뚱녀라 도망간다

결국 다다른 상대가 묵고 있는 식칼 영업사원 팟소였고
강매하듯 떠다 넘긴다
같은 홍콩 출신이라 밀린 방세를 내주고 역 앞에서 떨궈주려는데
권유도 협박도 사정도 회유도 먹히질 않고
차에서 내리지 않는다

다른 여관을 찾고 방을 들어서니 얼씨구나하고 미니는 침입해 이부자리를 깔고 눕자
포르노 비데오를 틀어 쫓아내고자 한다
허나 미니는 아랑곳 않고 자고
담날 일찍 팟소는 도주하려는데 미니가 차열쇠를 입에 물고 있다
하는 수 없이 문을 뜯고 전선을 이어 시동을 걸고 달아나려는데 
순경을 칠 뻔해서 수포로 돌아간다

팟소는 대체 구로카와 전국 순회공연 관람료에 돈을 다 쓴 이유를 따져 묻는데
미니는 10년 전 일본 유학을 왔다가 탑 아래서 구로카와를 만났고
구로카와가 미니를 위한 자작곡으로 장학금을 받아 유학을 갔다는 것이다
외로움과 호르몬 불균형으로 폭식을 하게 됐단 사연이다

잊으라는데 대형 마트에서 먹을 것을 사고 나오는 길에
미니는 쿠로카와가 쿠도란 여자와 곧 결혼한단 소식의 잡지를 뺏어 잃고선
정신줄을 놓는다
달래주던 팟소가 라디오를 듣고 잊자는데
하필이면 쿠로카와가 아직도 미니를 못 잊어 한단 멘트를 친다

이후 팟소는 미니 살빼기 작전으로 못 먹게 하고 운동을 시키는데
어느 정도 한계치에 이르자 도무지 살이 빠지지 않고
미니는 포기하려 하는데
팟소는 미니와 함께 다이어트를 하는 걸로 동참한다
쿠로카와를 만나기 한 달 전 살을 더 완전히 빼서 이전 모습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팟소는 엄청 비싼 살빼기 합숙소에 미니를 집어넣는다

통잔의 잔고는 바닥나고 돈이 없자 미니의 관리비를 대기 위해
팟소는 길거리 인간 샌드백 일을 하고
미니가 아무리 연락을 해도 홋카이도에서 맛난 것 먹어서 
면회 못 간다고 쌀쌀맞게 전활 받는다

완전히 이전 모습으로 날씬하게 된 미니는
차이나타운에 살던 집에 들러 가봤지만 아무도 없고
자신을 못 알아보는 동네 이웃에게 팟소의 행방을 묻자
역 앞에서 샌드백 일을 하고 있다는 대답을 듣고 찾아간다

비 오는 날 두들겨 맞던 팟소는
미니의 모습을 금세 알아보고 기뻐한다
대망의 쿠로카와를 탑 아래서 만나는 날
언론 매체진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쿠로카와 미니는 포옹하며 특집 프로도 찍게 된다

방송국에서 대기하던 미니는 늘상 듣던 낯익은 노랫가락에
편집실을 보니
인간 샌드백을 하면서 피를 토하고 멍이 들고 이빨이 빠지면서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웃는 팟소를 보고 눈물짓는다
미니는 쿠로카와에게 미안타면서 이별을 고한다
쿠로카와는 충격으로 쿠도는 실연으로
뚱보 뚱녀가 된다

이후 미니는 '행복한 다이어트'란 책을 내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대담 프로도 나가지만
팟소의 행방은 도무지 찾을 수 없다

차를 몰고 가던 중 팟소의 차를 발견하고 뒤를 쫓는데
뚱땡이 팟소는 온데간데없고 날씬한 미남이 차를 몰고 있다
미니는 긴가민가하고 계속 쫓는다
팟소가 차를 댄 곳은 탑 아래였다
계단을 올라가서 보니 그 미남이 팟소임을 확신하고
미니가 낸 책을 들고 있는 팟소와 미니는 포옹하며 키스한다
***
어색한 특수 분장을 제외하곤
순수하고 따스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하는 이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남자
진정한 사랑을 뒤늦게 깨달은 여자
그리고 둘의 애틋한 재회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4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