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영화 1만여 편 中 일부 (스포 가득)/ㅈ

집으로 데려다 주오 (Take Me Home, 2016)

잔인한 詩 2024. 4. 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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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유명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가 아녔다면
그래서 뭐 어쩌라고란 말이 나올 법한 영화이다
***
비현실적인 축구공의 내리막길
소년의 집이 무슨 히말라야 산에 있는 것도 아니고
소년이 갖고 놀던 공은
소년의 집에서 나와
끊임없이 중력에 의해
희한하게도
한 번은 설 법도 한데
아니 계단이 없을 법도 한데
누가 주울 법도 한데
온갖 형태의 계단을 타고타고 내려간다

영상이라곤 흑백 영상에 공이 계단타고 내려오는 것뿐
등장하는 생명체는
겨우 냐옹이와 강쥐, 까마귀뿐

음향이라곤  음악과 공이 튀는 소리뿐

난 묻고 싶다
인간이 어떻게 저렇게 계단을 만들고
살아가는지
살아왔는지
투박하고 정제되지 않은 계단들

소년은 순간이동했는지 결국
공을 주워 집안으로 들여놓는다
***
만약 이 영화가 칼라였다면
만약 이 영화에 소년 외에 사람이 등장했다면
만약 계단들이 그때그때 필요에 의해서가 아닌 

건축학적 설계된 계단였다면
이 영화는 맛을 잃었을 것이다

맛은 인간미 곧, 불확실 부정확의 미 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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