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영화 1만 1천여 편 中 일부 (스포 가득)/ㅅ

신 희극지왕 (新喜剧之王, The New King of Comedy, 2019)

잔인한 詩 2022. 6. 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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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치 감독에
왕보강, 악정문, 전계문 등 낯익은 인물들이 나온다
영화를 보는 내내 착잡하다
남일 같지도 않고... ㅠㅠ
결말은 그렇지 않지만서도 말이다
***
10년간 단역만 하며 집에서도 인정을 못 받고
현장에선 갖은 수모를 겪으면서도 주연을 꿈꾸는 여몽

배우가 되고 싶지도 않다지만 여몽을 등쳐먹고선
뛰어난 미모로 단 번에 동거인 소미는 
기획사에 눈에 띄어 주연을 꿰찬다

사업을 한다며 여몽을 부추겨 은근슬쩍 등쳐먹는 약혼자 제비 찰리는
결혼자금에다 찰리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배달기사 일을 하다가 엄청 뚱녀랑 바람을 피우는 찰리에게서
여몽 자신조차 고객일 뿐임을 알게 되고
무엇보다 찰리가 여태 언젠간 제대로 된 배우가 되리란 것도
다 거짓부렁였음을 알게 된다

여몽은 비 오는 찻길에서 눈을 감고 죽을 요량으로
중앙선을 넘지만 죽진 못하고
배우의 꿈을 접고선 식당 서빙과 웹 쇼핑몰을 운영한다

한편, 그 이전 현장에서 단역, 엑스트라 동료로서 챙겨주던 이양은
실제 거대 갑부집 아들였지만 미국을 갔고
여몽을 지지리도 갈구고 폭력을 행사했으며 
심지어 감독을 비롯 모든 스탭진에게 갑질까지 하던
아역배우 하다가 성인이 되어 실젠 퇴물이 돼버린 마르코는
감독의 실제 연기를 위한 몰래카메라로 
여몽이 자살해서 귀신이 됐음을 보여줌으로써 
오줌싸개로 제 2의 전성기를 얻는다

마르코는 여몽에게 감사 인사차 그 집을 들르고
주성치 새 영화 오디션이 있음을 알리지만
여몽은 이미 배우의 꿈을 접었다 하고
마르코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에 고개를 떨구고 
저녁자리를 마다하고 떠나버린다

이에 말은 딸을 구박하고 꿈을 무시하던 아빠는
모아놓은 비자금과 비행기 삯을 주며 
딸의 오디션을 재촉하지만
하필이면 오디션 부문부문마다
여몽 앞의 경쟁자들은 최고 기량의 솜씨를 뽐낸다

마침 자유 연기부문에 이르러
여몽은 찰리에게 비 오는 날 당했던 수모를 연기하고
찰리 역과 자신의 역을 번갈아 함으로써
합격자 명단에 오른다

1년 후 영화제 시상식에서 여몽은 최고여우상을 타게 되지만
여몽의 과거 엑스트라와 단역 배우 시절의 모습 영상을 
지켜보는 아버지의 맘은 찢어지고 눈물을 짓는다

여몽은 수상자 마르코와 부둥켜안고
이를 차 안에서 보던 전 동료 이양은 박수를 하고
동네 구멍가게에서 라면이나 처먹고 있는 찰리는 후회막심하며
여몽에게 모든 게 운명이라며 괄시하며 등쳐먹던 소미는
감히 여몽에게 포옹조차 못 한다
***
주성치 특유의 삶의 밑바닥까지 와닿는 실제적인
극단의 상태 표현이 아주 잘 된 영화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그런 감정 이입이 
당연히 발생하고 감동이 슬픔과 희망으로 뭉클 댄다

비단 영화계일 뿐일까?
비단 티비계일 뿐일까?
비단 배우계일 뿐일까?
그렇지 않다
주성치가 보여주는 이 희극지왕은
우주의 끝이 다 된다고 해도 
니 꿈은 이뤄질 수 없다는 타인의 말은
뒤로 던져버리고
죽기를 다하기까지 어떤 분야든 자신의 꿈을 밀고 가란 
주제를 웃프게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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