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생각(반면교사 혹은 타산지석)/(펌/ 편집) 영상번역

남성은 ‘해라’ 여성은 ‘해요’…성차별 외화더빙

잔인한 詩 2010. 8. 2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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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회 회원모임 TV외화모니터링 분석
<여성주의 저널 일다> 윤정은
남편: 샘 성적표가 왔는데 알아? 미적분이 F야.
(I just saw that Sam got an F in calculus.)
부인: 알아요. 성적표 봤어요.
(I'm aware, Jack. I get a copy of his report card too.)

10월 4일 MBC에서 방영한 외화 <투모로우>에 나오는 대사다. 원어인 영어 대사를 보면 남편과 부인 사이에 존대나 하대가 없지만, 우리말로 더빙하는 과정에서 남편은 반말을 하고 부인은 존댓말을 하는 관계로 바뀌어버렸다.

한국여성민우회 회원들의 모임인 ‘외화다시보기모임’에서 이처럼 TV외화에서 습관적으로 사용되는 언어 성차별을 모니터링 해 결과를 보고했다. 이 모임은 지난 9월 9일부터 10월 29일까지 약 2개월간 공중파 방송에서 방영된 영어권 외화 27편을 대상으로 원어와 더빙 대사를 비교했는데, 그 결과 상당 수가 성차별적 더빙을 하여 방송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가장 빈번한 예는 위의 사례처럼 남녀가 부부관계나 연인관계로 등장할 때, 남성이 반말을 하고 여성이 존댓말을 하는 경우다. 모니터링 대상 영화들 중 남녀가 연인 또는 부부로 등장하는 영화는 15편인데 그 중 80%에 해당하는 12편의 영화에서 이 같은 현상이 발견됐다.

남녀 커플이나 부부 사이에서만 아니라, ‘악당’과 여성들과의 관계에서도 여성들이 존칭을 사용하는 것으로 더빙을 한 사례들이 많았다고 지적됐다. ‘외화다시보기모임’은 특히, 영화 속 나쁜 캐릭터인 ‘악당’을 향해 주인공(남성)을 비롯한 모든 남성들이 반말을 하지만, 유일하게 여성들만 존댓말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회적 계급이 다른 경우에서조차, 성별에 따라 존대와 하대를 하는 등 성차별적인 더빙이 이루어졌는데, 그 사례로 영화 <파프롬 헤븐>에서 백인 집주인 여성은 흑인 정원사 남성이나 흑인 가정부 여성에게 존대를 하지만, 백인 집주인 남성은 정원사와 종업원을 비롯한 누구에게나 하대를 하는 것으로 더빙됐다.

‘외화다시보기모임’ 회원들은 이 같은 외화더빙 모니터링을 통해, “원어에는 존재하지 않는 존대와 하대가 한국어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가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차별적인지 알 수 있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또한 “성차별적 의식에 기반한 번역”이 성차별 의식을 더욱 확산시키고, 우리 사회에 차별적인 언어사용을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기사입력: 2006/11/16 [19:23]  최종편집: ⓒ www.ildaro.com
 
06/11/16 [21:29] 수정 삭제  
  많이 바뀐 것 같던데, 아직도 남녀가 반말, 존댓말 하네요?
TV에서 더 심한가 보네요.
sy 06/11/16 [22:19] 수정 삭제  
 
어쩌다 외화를 보는데, 미국인 남녀의 좌충우돌 사랑을 그린 영화에서, 서로 반말을 쓰는 설정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도 있다. 
굉장히 참신하게 보였기 때문에. 당시만 해도 파격적이었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그만큼 우리 나라가 외화 번역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얘기기도 한 것 같다.

요즘은 케이블이나 비디오에서도 서로 존칭 쓰게 하거나 성격 같은 거 봐서 서로 반말 쓰게 하거나 통일하는 것도 많이 봤는데, 당연히 그래야 하지 않나? 일방적인 언어가 얼마나 차별적인 건데.

(부부 간이라면 가능하면 존칭으로 통일하면 좋을 것 같다.)
소영 06/11/17 [00:36] 수정 삭제  
  등장인물 중에 남성이 여성에게 반말 하느냐 존댓말 하느냐에 따라서 완전히 다르게 느껴지죠. 
서로 사귀는 사이라고 해서 남자가 여자에게 반말하는 건 진짜 문제라고 생각해요. 계급이 높거나 나이가 많아도 존댓말을 해야죠.
제안 06/11/17 [02:10] 수정 삭제  
  'tv속의tv' 같은 프로에 이런 내용이 들어갔음 좋겠네요.
콜로니 06/11/17 [12:13] 수정 삭제  
 
TV에서 제목 기억 안 나는 코미디 영화 보다가 든 의문점.
완전 공처가 남편에, 악당 같은 여자가 남자를 꽉 쥐고 팰 것 같은 기세로 막 대하는 설정이었는데도, 절대 남자는 여자에게 존댓말을 하지 않았다.
반대였다면, 당연히 여자는 남자에게 존댓말 꼬박 하는 걸로 더빙됐을 텐데.

kwh 06/11/17 [14:42] 수정 삭제  
  서서히 부부나 커플 간에 존칭, 반말 쓰는 거 바뀌는 것도 내부에 누군가 먼저 시작한 사람이 있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한다.
공영방송이라면 먼저 나서서 평등한 문화를 만드는데 일조해야지.
캐슬 06/11/17 [23:10] 수정 삭제  
  번역도 제2의 창조다.
원작과 번역된 작품 사이에 차이가 있게 마련이고, 원작자들은 당연히 민감해질 수 있는 문제다.
우리 나라 외화번역은 존칭 문제만 아니라 이상한 번역이 많고 성차별적인 번역도 많이 한다.
좋아하는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비디오로 보고 TV에서 해주길래 세 번 본 적이 있는데, 그 때마다 번역 차이 때문에 영화가 너무 다르게 느껴져서 속은 느낌이 들었다.
특히 남자를 터프하게 그리기 위해서 (여자보다 나이도 많고 직장 선배이긴 했지만) 여자에게 반말 쓰는 걸로 번역했을 때와, 남자가 여자에게 서로 존댓말 쓰는 걸로 번역했을 때 정말 느낌이 달랐다. 영화가 다른 영화가 되어버렸다.
번역하는 사람 생각이나 자질이 어떠냐에 따라서 한 창작물이 완전히 다른 것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김민석 06/11/22 [14:01] 수정 삭제  
  참.. 유치한 기사에 대답하려니 나도 유치해지네..

거진 대부분의 결혼한 남녀 나이차가 남자가 더 많지 않나요.
직접적으로 문장에 남녀의 나이가 써있는건 아니지만 
평균적으로 나이가 많으니까 반말을 쓴것 같기도 한데. 
뭐 어디까지나 이해의 차이겠죠.
........ 06/11/22 [15:50] 수정 삭제  
  나이 차가 난다고 해도 부부가 한 쪽은 반말, 한 쪽은 존댓말을 쓰면 어떻게 평등한 배우자가 될 수 있겠어요.
어? 06/11/22 [22:27] 수정 삭제  
  너무 웃기는 일이죠. 보다보니 웃깁니다.
남자는 반말..여자는 존댓말. 하하하 
오늘 뉴스보니 세계 115개국중에서 남녀평등지수가 한국이 93위랍니다.
챙피한일이죠. 한국 이미지가 완전 구겨지는 순간입니다.
중동 국가들 레벨입니다. 
catting 06/11/24 [00:37] 수정 삭제  
  영상번역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영어에는 전혀 없는 괴상한 상하구조가 번역에 의해 만들어지니 말입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문제는 이렇습니다. 이 기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은 남녀불평등의 말투를 인식하고 고치려 애쓰는 번역인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요 방송매체를 번역하는 기성 번역작가분들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도 일요외화같은 것을 보다가 남자의 반말과 여자의 존대말을 보고 기가막혔던 적이 많습니다.(물론 그것 말고도 셀 수 없이 많은 문제가 있죠.)
저같은 경우 처음 일을 시작할때, 남녀 모두 같은 말투로 번역하려 애썼습니다만, 별 소용없더군요. 회사에 납품하면 마지막 감수를 보는 번역자분들께서 여자의 말투를 존대말로 바꿔버리니 도리가 없었죠. 물론 어떤 경우에는 다행히도 생각있는 감수자를 만나, 남녀모두 반말이면 반말 존대말이면 존대말, 동등하게 번역이 유지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진짜 문제는 우리나라 문화에 알게 모르게 너무나 자연스럽게 배어있는 남녀불평등한 관용적 말투입니다. 어떤 경우엔 딱히 번역할 말투가 없거든요.
노부부가 대화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젊은 두 남녀의 경우엔 서로 반말을 하는 게 별로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노부부의 경우 서로 반말을 하면 마치 번역이 이상한 것처럼 반감들을 느끼죠. 그렇다고 두 사람이 서로 존대말을 쓰는 것으로 번역하면, 그것 역시 괴상하게 느껴지긴 마찬가지입니다. 수십년을 함께한 부부인데 말이죠.
그러니 결국 궁여지책으로 '- 하게' ' 그러시게' 이런식의 말투로 어물쩍 양다리 걸치듯 번역을 하는 수 밖에 없을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부부사이에는 반말이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노부부 사이일지라도 말이죠.
결국엔 사회적인 잘못된 통념을 조금씩 바꿔야만 이 모든 게 바로잡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는 하루 아침에 바뀔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동안 이런 기사가 왜 안 나오나 했는데, 드디어 나왔군요. 반갑게 잘 읽었습니다.
이런식의 문제제기는 번역계의 보수적인 분위기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김하연 07/02/07 [00:47] 수정 삭제  
 

이제 중2올라가는 소녀입니다
이 기사를 보고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
지금 성차별이 없어졌다고 들 말을 하는데

이런작은점에서 부터 차별을 없애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다른나라에서는 성차별이 심하지 않는데

우리나라는 하루빨리 성차별이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_^ ...
임정 07/02/25 [20:09] 수정 삭제  
 
남자들 흔히 아버지는 아버지라고 부르면서 
어머니는 그냥 엄마 라고 부르잖아요. 
어머니라고 부르면 이상하다나?
freetempo 07/03/01 [01:15] 수정 삭제  
 
서로 존대하던 여-남이 섹스 이후엔 너무 당연한 듯 존대-하대로 바뀐다는 것이죠.. 
그러나 여자가 나이가 많거나 지위가 높을 경우엔 계속 서로 존대~

외화 뿐 아니라, 광고나 드라마, 라디오에서 너무 흔한 현상.. 왜 바뀌지 않는 것일까요
+ 90년대말 이후 조금씩 바뀌다가 경제가 어려워지면 다시 후퇴하더라고요.. 후우..
광고에서 어쩌다 부부가 서로 존대하는 장면이 나오면 고마워서 눈물날 정도 ㅠ_ㅠ 

웃김;; 09/03/27 [21:05] 수정 삭제  
  아빠는 회사나가서 돈벌이 해서 친근감이 안느껴집니다..
그에 반에 엄마는 항상 저와 함께해서 친근감 이 많이 느껴져 
엄마라 하고 아빠한테는 아버지 라고합니다..;;
저 17살 여고생입니다..;; 전 아빠가 불쌍한데..
그리고 여성주의 여기 너무 민감한듯 .
마지막으로 조선시대 그시대 다른 나라들보면
여성들은 사유재산 인정자체가 안됬습니다..
하지만 조선시대는 여성들은 사유재산 을 소유 할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아빠 저희 엄마한테 존댓말씁니다.
저희 엄마는 반말;ㅡㅡ

출처 : http://www.ildaro.com/sub_read.html?uid=3471§ion=sc1§ion2=%BC%BA%C2%F7%BA%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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