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완료/8. 상생[윈 윈](Win Win, 2011)

<상생(相生, Win Win)> 번역 후기

잔인한 詩 2011. 9. 6.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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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눈도 아프고
몸도 축 늘어진다...

왜 하면 할수록 늘어야하는데
왜 하면 할 수록 점점 작업 속도도 떨어지고
지구력도 떨어지고
제일 웃긴 건 실력도 떨어지는 것일까?

한 작품 한 작품을 하면서
과거 잊은 단어나 표현이나
그리고 새로 배운 것이 기억이 나야하는데..
되려 점점더 머리 속이 하얘지고 있는 것같다..

정말 나이가 들면 죽어야지 하는 말처럼...
나도 그렇게 되어버렸나 보다...

입력보단 출력이 많으므로..
점점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씨네스트에서 탈 했으므로...
마땅히 어떤 자막을 완성한 시점에 올릴 곳이 마땅치 않았다....

토렌트 사이트 세 군데에 그냥 올리고 말았다...
그건 결과론 적인 문제고...

1. 주석을 없애자

역시나 실패했다..
물론 베이글, 제이넴의 경우는 그냥 빵, 랩가수 정도로 얼버무려했지만..
아.. 그리고 법률 용어도 일일히 설명을 달지 않았지만..

레슬링부분에선 조사, 연구한게 억울했는지... 되려 
장시간 노출시켰다..

무튼 힘들다..

2. 대사의 길이 조정
대대실패다...
음성대사가 나오는 시간 대비 문자대사를 고대로 적용시킨다면
그 읽다가 날 샐 것이다...
대사의 노출이 빠름에 비례해서... 말을 어느 정도 줄이고
버릴 건 버리고 해야하는데....
여느 다른 작품보다..
너무 지쳐서... 그리고
어떻게 보면 곧이 곧대로 전달해야할 부분의 대사..
솔직히 말하자면...
제대로 현실마냥 표현하도록 하느라...
실패한 경우겠다...

3. 캐릭들의 존대법은 제대로 했고, 그 시점은 제대로 잡았던가?

마이크의 경우, 참으로 어... 음... 으흠.. 으응..을 많이썼다..
첨엔 그 감탄사를 우리말화 뜻으로 할까하다가..
가만히 보니 그건 마이크란 캐릭의 성격인 것이었다...
솔직하지 못하고 소극적인 꽉 막힌 듯한 그 성격을 말하는 것이었기에.. 그대로 살렸다..

카일의 경우는 불량스럽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초반의 인상은 반말투로 진행시키다가..
어느 시점부터 조금씩 조금씩 존댓말을 쓰게 설정을 했다..
그러다... 좌절감을 맛 본 후 약간의 반말투로 가려다..
다시 돌아오는 설정으로 갔다..

테리의 경우는 매사에 까불락 거리고 냉소적이며 이해타산적인 인물이라
욕을 잘쓰고 오바하는 식의 말투로 잡아주었다...

비그의 경우는 소극적인 성격에 피해의식적인 모습을 잘 드러냈어야했는데..
그리고 회계사 다운... 딱딱 부러짐.. 근데 워낙 대사가 많지는 않아서...
그리고 인물간의 갈등이 별로 없어서.. 그렇게 중요한 부분은 없었는 듯하다.

마이크 ㅡ 테리ㅡ 비그ㅡ 재키 는 그냥 동급으로 다 반말로 설정을 했다..

카일과 씬디는 버릇없는 신세대 부모간에다 결손가적을 가만... 반말을...
마이크 딸인 애미는 너무 예의바르면 캐릭 설정상 호기심 많은 부분이 반감되고..
표정이나 태도를 봤을 때 반말 쓸 듯해서 반말로 갔다..

마이크와 재키는 부부관계로서 서로 말을 트는 친구같은 관계로 갔고....

무튼 뭐 제일 주안 점을 둔 것은 카일의 말투의 변화였다..
버르장머리 없는 애에서 예의바른 애로 변화하는 과정을 잡는게 어려웠던 것 같다..

그리고 말미 무렵... 마이크와 씬디의 갈등에 있어서 그 말놓은 시점을 잡는 것은
서로 격분하는 시점으로 잡았다..

4. 호칭에 ~이, 야, 아를 붙여보다..
한 번 해보자 해보자 한 게 벌써 1년이 넘었는데...
어제 본 아카시아 도 그렇고... 플레이도 그렇고...
우리나라 영화를 보더라도 반드시 ~이 등이 들어가야 자연스럽다..

그런데 외국이름은 그걸 붙이면... 늘 어색했고..
보는 나도 어색하고 누굿걸 보더라도 어색했기에..
여태 포기했는데..

이번 작품에 일단 한 번 써봤다..
카일에 대해서...
우리나라 이름도 대개는 두자니깐..
첨 쓸땐 어색했는데..
계속 번역을 하다 보니 괜찮았다..

그래서 세글자 이름에도 슬쩍 붙여봤다..
스템러야, 마이크야

뭐 지금은 괜찮은데..
일단 이번 작품에서 느낀 것은..
카일이, 카일아 등 처럼...
2글자라도 외국이름을 우리나라말화 했다는 것이다..


관객들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지만 난 성공한 것같다...


5. 사투리의 대입
경상도 토박이 었던 내게 당연히 경상도 사투리가 익숙한데도
첨으로 실험해본 것이..
근간 욕을 번역 어떻게 할가요란 설문조사에서
이토렌트 한 분께서 사투리도 한 번써보지..란 말씀을 해주셨고
그 분의 말씀을 맘에 담았다가..
이번에 첨 적용을 시켜봤는데....
막상 그 사투리를 잘 모르니 어려웠다..
평소 현실서 내가 서울서 본 전라도 사람들은 다 서울말 비스무리하게 
썼으니... 그 어미를 전라도화 한다고 해서 전라도 말은 아닌 것이다..

그런데도 왜? 난 경상도 사투리를 버리고
전라도 사투리를 리오 할아버지에게 썼을까?
그건 영어 톤때문이었다...
무론 캐릭이 그래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리오의 경우는 굉장히 낮게 깔리는 톤였다..

따라서 경상도 사투리는 음량이 크고 고저가 심해서 톤이 맞지 않았 포기했고..
뭐 근데 다른 지방 사투리는 그나마 자신?있는게 전라도 사투리 밖에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차용할 수 밖에 없었다..

전라도 방언 포스트 들락이면서..
암튼 이 실험은 일단 시도는 해봤기에.
반절 성공이라고 생각된다..

욕연구를 했듯이 
방언 연구도 한 번 해봐야 겠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자 한다..
꾸미고 자시고 할 기력이 없다..

***********************************************
한숨돌리고 이틀이 지나 나머지 후기를 쓰고자 한다..

6. 자막색깔 입히기
리오나 음악은 소음이다와 같이 연이어 이 작품에서도
자막은 그 영상에 나오는 색깔을 상징하는 것으로 하려했다..

굳이 그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으나...
영화 아니 영상 자체가 예술이듯이...
자막자체도 난 예술로 승화시키고 싶다...
그게 내 욕심이고..

색깔부분은 성공적이라고 본다..
그런가? 자문해보기도 하지만...;;;

7. 제목 붙이기..
한 작품을 번역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신경쓰이는 것이 제목이다..
1인 시위... 아무리 공식적 제목이 있더라도..
우리나라말에 적합한 제목을 지어주고 싶다..

김춘수의 꽃이란 시에서 처럼...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이 되었다

와 같이... 이 영화의 제목에 걸맞는 한글 이름을 붙여주고 싶었다..

제목자체가 영어가 적합하고 해당 외국어가 적합하다면야 무엇을 말하리요..
허나...
날이 갈수록 세월이 갈수록
거세개탁의 영어제목 그대로를 쓰는 인습이 역겹다..

난 상생이라고 지어봤다..
나 혼자 죽어라 상생이라고 해봤자..
사람들은 윈 윈이라고 할테다...

하지만..
윈윈이 외래어도 아니고 분명 외국어인데도
설령 외래어라고 해도
우리나라말이 있는데 왜 굳이 윈윈이라고 해야할까?

꼭 제목 뿐만이 아니라
내 작업하는 자막자체의 모든 용어들이 그렇다...

이 번 작품에서 불가피 레슬링 용어가
대한체육협회든 레슬링 국내 공식사이트까지 다 뒤져서도
외래어, 외국어 일색이었지만..
난 그것을 최대한 우리말화하려고 노력했다..

남들이 안 한다고
그것이 맞던가?
난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실제 그 조직, 사용자들조차 아무렇지 않게 쓰는 용어조차도
나는 이름을 붙여주고 싶었다...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나라 정서로 말로 이해할 수 있는...

상생이란 제목은 중간적인 제목이다..
윈윈을 그대로 옮겨놓은..
좀더 창조적이제목을 생각해볼 수도 있었으나..
지쳐서 그럴 수도 없었고..
윈윈이 두 자이니까 상생도 두자이니까 타협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누가 신경이나 쓸까?

하지만... 그래도 난 이런 혼자만의 작업도
신념을 가지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
세상사람 전부가 비웃는다 해도...
 
또 이렇게 자정을 넘기고 혼자서 궁시렁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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