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생각(반면교사 혹은 타산지석)/(펌/ 편집) 영상번역

영상번역가

잔인한 詩 2010. 8. 29.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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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을 합니다.

수준 높은 외화가 상영될 때 해당 외국어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혼자 힘으로도 충분히 원작의 맛을 즐길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을 영화 오른편에 있는 자막에 의존하여 영화를 감상하게 된다. 요즘 마치 신간서적처럼 연이어 출시되는 비디오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이다. 비디오 화면 아래에 깔리는 자막 덕분에 외국어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프랑스 영화, 헐리우드 영화, 홍콩 영화 할 것 없이 안방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영상번역가라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말이다.

이처럼 영상번역가는 외국에서 수입된 비디오물이나 영화 등을 우리말로 번역하여 우리 나라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사람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책이나 서류를 번역하는 일반번역가들이 문건(paper)을 앞에 두고 번역하는 것과는 달리, 이들 영상번역가는 영상을 보면서 번역한다는 특징이 있다. 영상번역가는 그 종류에 따라 비디오번역, 영화번역, TV영화번역으로 나뉘는데, 그 내용과 특징은 각각 다음과 같다.

비디오번역가

비디오물을 번역한다. 비디오물은 번역된 대사를 화면 아래의 자막을 통하여 내보내기 때문에, 번역 자체를 비디오 자막의 규격에 맞추어야 한다는 형식적인 제한이 있다. 비디오물의 경우 그 한계는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가로로 16자씩 2줄, 모두 32자가 가능하다. 아무리 긴 대사라도 32자만으로 표 현해야 한다.

영화번역가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를 번역한다. 이 역시 비디오물처럼 대사를 화면 오른쪽의 자막을 통하여 내보내지만, 형식적인 제한은 비디오의 그것과 조금 다르다. 영화의 경우는 세로로 7자씩 3줄, 총 21자가 허용된다. 이 21자 안에 모든 대화를 표현해야 한다.

TV영화번역가

TV에서 상영되는 영화를 번역한다. 이는 앞의 비디오나 영화와는 달리 대사를 성우의 더빙을 통하 여 내보내기 때문에 외국인의 입 모양에 대사를 맞추어야 한다는 제약이 따른다. 예를 들어 "I love you"라는 대사를 번역한다고 할 때, 이를 외국어로 읽으면 "아이 러브 유" 즉 5자로 읽혀지기 때문에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뜻의 우리말을 5자로 표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정말 사랑해"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TV영화번역은 영상번역가가 하는 일 중 가장 어려운 일에 속한다. 이처럼 영상번역가가 하는 일은 문건을 상대로 하는 일반번역가와는 달리 여러 가지 형식적인 제한이 있다. 그래서 외국어를 잘 알아서 대사를 정확히 이해해야 하지만, 특히 언어를 압축하여 적절한 우리말로 표현하는 것이 사활적인 문제가 된다. 이런 점에서 남도번역의 심종옥 실장 등 영상번역가들은 공통적으로 "아이러니컬하게도 나중에는 외국어보다 한국어를 더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이들의 작업 중 80%이상이 대본 없이 화면을 보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독해실력 외에 해당 외국어에 대한 회화는 필수적이라는 점이 특기할 만하고, 여기에 풍부한 상식도 요구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이런 모든 특징은 바로 영상을 상대로 하는 번역이라는 영상번역의 특수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정도의 자질을 가진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사실 비디오물이나 영화 등에 나오는 오역은 형식의 제한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거나, 번역된 대사를 자막으로 삽입하는 오퍼레이터의 실수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영상번역가의 전문성을 이해 못하는 일부 프로덕션의 경영주들이 싼값에 번역을 맡기다가 오역을 남발하는 결과를 낳는 사례도 있다.

영상번역가는 업무의 성격상 방송국이나 프로덕션에 전속으로 계약하여 월급을 받는 구조로 업무가 이루어지기는 힘들고, 하나의 센터를 중심으로 그 주변에 프리랜서들이 포진하고 있는 형태로 일이 이루어진다. 이때 그 센터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한국방송작가협회 산하 번역분과(TV영화번역의 경우)와 4-5군데의 영상번역회사(영화, 비디오의 경우)이다. 번역분과의 경우 외화번역가들이 모여 해마다 방송국과 번역료 조정에 관한 협의를 하고 있고, 영상번역회사의 경우에는 그곳에서 실제로 일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프리랜서와 프로덕션을 연결해주는 기능도 하고 있다. 따라서 초보자라면 우선 이들 센터와 긴밀한 관계를 가지면서 일을 배워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이들의 작업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진다. 우선 번역의뢰가 들어오면 시사를 한 후 관계자료를 찾고, 그 다음 직역을 해보고 마지막으로 다듬는 식이다. 이때 직역까지의 과정은 아르바이트생에게 맡기는 경우도 있다.


필요한 적성

현재 우리 나라에는 영상번역가가 되려는 사람들에 대해 특별한 자격을 정해두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 일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는 꽤 까다로운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우선 해당 외국어를 잘 알아야 한다. 해당 외국어를 전공하거나(가급적이면 통역대학원을 나오면 좋다), 해당 외국에서 살았던 사람이면 좋다. 대개 외국에서 3-4년 정도는 살고 왔거나 어학실력이 그 정도의 수준에 이를 것을 요구한다.

다음으로 영화에 대한 감각도 있어야 한다. 이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영화를 최저 100편, 그리고 보통 300-400편은 본 사람만이 자격이 있다고 한다. 간단하게 말해서 거의 '영화광'에 이를 정도가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요구되는 것은 풍부한 상식이다. SF물, 멜로물, 오락영화, 스포츠영화 등 수많은 종류의 영화를 번역해야 하는 것은 물론 부업으로 여러 가지 작업을 할 때가 많기 때문에 다방면에 걸친 풍부한 상식이 선결요건이다


되는 길

현재 영상번역가를 교육하는 특별한 교육기관은 없다. 그래서 우선은 통역대학원이나 학원을 다니거나 외국에서 거주하는 방법 등을 이용하여 해당외국어에 대한 충분한 실력을 쌓은 후, 아래와 같은 3가지 방법 중 선택한다.

기존의 번역회사에 입사한 후, 수습기간을 거쳐 프리랜서로 일한다(주로 비디오물의 경우). 이 경우 수습기간 동안의 보수는 월 60만원 선이다. 실력이 늘어감에 따라 보수도 높아지는데, 일정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다고 하면 월 100만원 선이 가능하다.

주변에 관계자를 아는 경우 소개받는다(극장이나 TV영화의 경우). 그러나 이 방법은 '튼튼한 인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한국방송작가협회를 통한다. 이곳에 TV외화번역가를 양성하는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은 없지만, 우선 일반적인 방송작가 교육을 받은 후 개인적으로 어학실력을 쌓으면 작가협회에서 방송국에 주선을 해주는 경우가 있다.

MBC 방송문화원에서는 영어와 일어에 한해 외화번역 작가반을 개설하고 있다. 주 3일, 6개월 과정으로 교육하며, 수강료는 140만원이다. 정규대졸(예정자 포함) 이상인 사람이 입학할 수 있으며, 외화번역시험과 면접을 거쳐 인원을 선발한다. 또 CBS 방송문화원에서도 1995년 12월부터 시작되는 제 6기 교육과정에 외화번역작가반을 개설하고 있다. 이곳은 전문대졸 이상인 사람에게 자격을 부여하며, 6개월 교육에 수강료는 70만원이다.

한국영상번역작가협회(AKIT)의 방송번역사 시험에 통과하면 앞으로 영상작가로 일하는 데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험은 외국어대 통역대학원의 자문을 받아 주관하는 시험으로 매년 6월과 12월에 실시된다.


전망은
현재 이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이 바로 CATV이다. 앞으로 CATV 방송이 활성화되면 자연히 이들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그 구조는 지금처럼 번역회사를 중심으로 주변에 프리랜서들이 모여 있는 형태가 될 것이다.


출처 : http://www.guidance.co.kr/case_db/job/jr007.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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