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표현/(펌/ 편집) 바른 우리말

왠지 나는 <몸뻬>라는 말이 정겹다

잔인한 詩 2010. 8. 2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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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쳐 써야 할 일본말 <131>.....  왠지 나는 <몸뻬>라는 말이 정겹다. 

“몸뻬를 이 년 전에 시누이가 하나 사주면서 배추농사할 때 입고 같이 하자면서 건네준 걸 쳐박아 두었다. 며칠 전에 꺼내서 입기 시작했다. 일본 말인가보다...막입는 바지, 허드렛바지를 말하는데 일바지, 왜바지로 고치는 게 맞지만  왠지 몸뻬라는 말이 정겹다.” -다음-

몸뻬라는 말의 향수에 빠져있는 어느 누리꾼의 글이 올라와 있다. 정겹고 편한 말이라 그냥 쓰겠다면 말릴 사람은 없다. 사실 몸뻬처럼 편리한 바지도 없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몸뻬(←<일>monpe) :「명사」
여자들이 일할 때 입는 바지의 하나. 일본에서 들어온 옷으로 통이 넓고 발목을 묶게 되어 있다. ‘왜 바지’, ‘일 바지’로 순화. 

이런 일바지,  왜바지는 시장 가면 단돈 오천원이면 사입을 수 있는 허드레바지다.
요즘 같은 겨울철이면 누비 몸뻬도 인기다. 전에 단독주택에 살 때는 집안이 추워서 나도 한겨울 내내 왜바지를 입고 산적이 있다. 몸에 꽉 조이지 않고 펑퍼짐해서 편했다.
나는 이 몸뻬 곧 왜바지를 입으며 생각했다. 이것은 우리네 고쟁이와 같다고 말이다.

우리네 고쟁이도 꼭 몸뻬 모양새와 같다. 펑퍼짐하다가 밑에 내려가면 조붓해지는 것이 영낙없는 고쟁이다. 그런데 일본여자들은 그걸 겉옷으로 입고 조선여자들은 안에다 입었다. 그러던 것이 일본 몸뻬를 들여다가 겉옷으로 입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정이 들어 “그리운 몸뻬 타령”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참으로 이상하게 돌아간다.

일본국어대사전 <大辞林>에는   

<もんぺ>  
山袴(やまばかま)の一種。袴の形をして足首の所でくくるようにした、ももひきに似た労働用の衣服。主に農山村の女性が用いる。防寒用を兼ねる。もんぺい。《季 冬》

번역하면, 몸뻬, 허드레바지(산이나 들일할 때 입는 바지)의 일종. 하까마(일본바지) 모양으로 발목 부분을 묶도록 했다. 타이즈와 닮은 노동용 의복. 주로 농,산촌 여성이 입는다. 방한용을 겸하기도 한다.

그런데 몸뻬의 원형은 모모히키(ももひき)라고 해서 엉덩이 쪽은 헐렁하고 종아리로 내려오면서 조붓해지는 타이즈 모양에서 유래하는데 이것은 풍신수길 시대에 포르투칼에서 전해진 “칼사오”라는 옷을 모방한 것이다. 일본의 마츠리 때 남자들이 입는 바지다. 이 바지를 좀더 펑퍼짐하게 변형시킨 것이 한국 아줌마들이 좋아하는 “몸뻬”다.

우리의 전통 옷  속 고쟁이를 겉에 입는 일.  좀 부끄러운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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