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표현/(펌/ 편집) 바른 우리말

접속부사 '및'을 쓰지 맙시다.

잔인한 詩 2010. 8. 2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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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부사 '및'을 쓰지 맙시다. 


다음 글은 맹자(孟子) 제1편 '양혜왕장구(梁惠王章句)'의 두 토막이다. 

晉楚之富不可㈀及也 - 진나라와 초나라의 부(富)에는 미치지 못한다. 
是日害喪 予㈁及汝偕亡 - 이 해가 언제 없어지나? 너는 너와 함께 죽겠다. 

㈀은 '미친다'는 동사이고, ㈁은 '서로 함께 함'을 뜻하는 조사이므로 '와'로 해석해야 옳은데, 한문투에 집착한 사람들이 억지로 '및'이라고 해석해서 보급한 결과, 공문서와 신문기사, 논설, 교과서 문장에 끼여들어 언어생활의 이상인 언문일치를 가로막는다. 

'및'을 '미치다(及)'의 어간 '미치'를 줄인 꼴이라 하겠지만, 형태가 같은 '고치다, 그치다, 끼치다, 마치다, 바치다 ...'의 어간을 줄인 꼴 '곷, 긏, 낓, 맟, 밫 ...'이 모두 말이 아니듯이 '및'도 말이 아니다. 

국어사전들이 접속부사로 규정하고, ㈀ '현상, 인화 및 확대 (우리말큰사전)', ㈁ '문학에는 시, 소설 및 희곡 등이 있다. (국어대사전)'를 용례로 들었지만 그 구실이 접속부사 '과/와'와 똑같으므로 부사라고 할 수 없고, 반드시 앞말과 띄어 쓰니 조사라고도 할 수 없다. 
즉 부사도 아니고 조사도 아니고 그밖의 어떤 품사에도 들지 못하므로 말 자격이 없는 음절이다. 위 예문 ㈀은 '현상, 인화와 확대', '현상과 인화.확대'로, ㈁은 '문학에는 시와 소설과 희곡이 있다.' 또는 '문학에는 시와 소설, 희곡이 있다.'고 표현해야 말다운 말, 글다운 글이 되어서 언문이 온전하게 일치한다. 

<'우리말바로쓰기 (현암사 / 이수열 지음)'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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